눈을 감아라.

위병소 안에서 나의 모습을 떠올려라. 눈을 떠라. 책상 앞에 있는 나를 보아라. 생각해라. 무엇이 다른지. 두 상황 속에 나는 단 한 가지도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왜 한 쪽은 고통스러운가? 아니, 아니다. 질문이 완전히 잘못되었다. 왜 책상 앞에서 눈을 뜨지 못하는가? 나는 쾌락 앞에 눈 뜨지 못 하고 코 앞에 있는 고통에 눈 돌리며 살고 있다. 고개를 똑바로 돌려 눈 앞을 바라봐라.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고통 역시 삶이다.

너무 한심하지 않나?

가장 즐거운 순간에 안 좋은 일이 벌어지면 가장 안 좋은 순간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어떻게 이렇게 감정이란 것이 쉽게 변하는 것인가? 내가 문제인가? 대체 뭐가 문제일까

꿈에 잠겨

하고 싶은 건 많고, 하고 있는 건 없고. 그렇게 환상 속에 잠겨버려서 아무것도 이룬 건 없는 그대로 방 안에서 손을 휘젓고 있는데 눈물이 흐르는지도 모르고 눈썹은 무지개를 그려가

요네즈켄시도 사람이다

분명 사람이다. 오늘 직접 보니까 알겠다.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나는 평범한 사람을 신격화했기에 보자마자 눈물이 흘렀던 것이다. 그렇게 .... 라이브는 훌륭하지 않았지만. (감기에 걸렸다고 했을까 뭘까 잘 해석할 수 없었다.) 음향도 좋지 않았다.(뒤쪽에서 싱크 안 맞음, 소리 뭉개짐) 그래도 좋았다. 졸려죽겠네.

그냥 다 사람이다

트럼프든 간호사든 예쁜 사람이건 지나가는 할머니건 지코, 박재범, 실리카겔, 바운디, 요네즈켄시, 엄마, 아빠, 예원, 배미소, 김솔, 박요한, 노다은, 오승민, 박철완, 최민성, 이정훈, 구자현, 정태웅. 지금 떠올려 본 모든 사람들. 그냥, 그냥 사람이다. 나는 너무 과한 기대를 품고 있다. 하나 하나에 행복해 해도 남들보다 늦지 않을 것이고, 일일이 고민해봐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여유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자는 것도 과한 기대다. 그냥, 조금은 내려놓자.

잊었었다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 타인에게 떠밀려 가는 구슬픈 이유가 아닌, 혼자만 있어도 일어날 수 있게 해주는 이유. 표현이다. 표현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음악이든, 영상이든, 여행이든, 누군가와의 만남이든. 나는 표현하기 위해 살아있다. 잊지말자.

악몽

오늘 외출을 나가서 고기를 과하게 먹어서 그런가, 몸이 일어나라고 소리를 지르듯이 무시무시한 악몽을 꿨어. 배경은 던전 모양의 다듬어진 돌덩이 지하와 무슨 일이 일어날 듯 한 도시 구석진 나무 풀숲 속을 반복해서 보여줬어. 그러다가, 한 빌라 계단에서 밖으로 나오는 유리문을 통과하기 직전의 일상적인 상황을 보여줬어. 나는 죽음을 경험하는 게이머 입장이였던가? 처음이 기억이 안 나. 확실한 건 어떤 미션 실패 느낌의 텍스트가 여러번 나오고 내가 반응이 없자 컴퓨터 오류 효과음과 함께 '당신은 죽었습니다.' 로 바꿔서 눈앞에 피를 한 움큼 떨어트렸어. 그리곤 오류 효과음이 반복되고, 점점 빨라지면서 동시에 피는 내 걸음걸이 앞에 끈적한 폭포수마냥 토해냈어. 나는 이 기괴한 광경을 정면에서 15도 각도로 고개를 내린 채 게임하듯이 바라만 봤어. 내가 애써 버티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이어서 우는 목소리를 넣더라. 끈적한 피에 어울리는 무겁고 처절한 울음소리였어. 이윽고 피는 내 머리를 감싸 화면을 적시고 있었고, 난 결국 끝까지 보고 나왔어. 두번째는 가위였는데, 가위 눌린 게 아니라 정말 사람 자르는 가위. 여기서 난 어떤 던전의 파티원이였어. 모두가 이 부자연스럽게 매끄러운 돌들로 구성된 던전을 클리어하고 보상인 스크롤을 열어보자, 얼굴이 굳었어. 자기들끼리만 보고 닫길래 알려달라고 했지. 파티장은 "가위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라"라는 말을 남겼어. 순간 모든 신경이 날아가고 공간이동이 되는데, 사람들이 자기 몸집만한 가위 날 여러개 사이에 끼워져서 송장처럼 있더라고. 아니, 사실 가위가 크고 많아서 사람 형체는 보이지도 않았어. 이걸 마지막으로 잠에서 깨고 화장실에 달려가서 저녁에 먹은 것들을 게워냈어. 악몽이구나. 이 꿈은 나의 무의식일까?